전원주택, 단독주택을 지으면서 시공사로부터 제일 많이 들은 말은 ' 다 이렇게 해요', '원래 그렇게 하는 거예요'이다. 과연 다른 시공사도 그렇게 공사를 진행할까? 다른 건축주는 이런 의구심을 갖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공사 기간 동안 우리 부부의 풀리지 않는 숙제였다.
에피소드 1. ( 창이 커졌는데...)
2층 콘크리트 타설을 하고 양생이 끝난 후 목재들을 뜯어낸다. 내부가 한 눈에 들어오니 아이들 방이 이쯤이고 주방이 이렇게 되네 하고 남편과 둘러보는 중 주방 수평 창이 눈에 들어왔다. 수평 창이 왜 이리 커 보이지? 현장감독(시공사 사장)에게 현장 관리용 도면이 어디 있는지 물었고 현장 어딘가에 있을 거라는 이야기에 현장 한쪽 구석에 있는 도면을 찾았다. 남편과 줄자를 이용하여 창의 크기를 재 보았다. 이런! 창의 높이가 10cm나 커졌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남편과 함께 집구석구석 창이라는 창은 다 확인하기 시작했고 어느 정도 오차는 창호를 설치하면서 메워질 수 있는 부분이기에 넘기기로 했다. 하지만 수평 창 높이가 10cm 커진 건 메워질 수 있는 수준의 문제가 아니었다. 창이 도면보다 커져야 하기에 창의 단가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확인 후 시공사 사장에게 연락하여 현장에서 만남을 가졌다. 사장은 창의 크기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를 책임지기로 했고 우리는 시공 전과 후 도면확인을 재차 부탁드렸다.
에피소드 2. (창호를 이렇게 설치해도 되는 거야?)
현장은 하루하루 쉼없이 돌아가고 문제도 쉼 없이 터져 나왔다. 전면 창이라 창호가 컸고 창호를 시공하는데 어려움이 생길 거라는 건 어느 정도 예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건 예상하는 문제와는 차원이 달랐다.
창호를 2층으로 올리고 창틀에 넣어야 하는데 어머! 위아래 틈이 이렇게 없는 게 정상인 거야? 밑에 버팀목은 어딨 지? (버팀목 - 창틀과 벽체 사이에 삽입되는 목재나 금속재를 말하며, 창틀을 고정하고 지지하는 역할을 한다. 버팀목은 창틀의 수평, 수직, 수직도를 정확하게 유지하고, 풍압이나 자체하중에 의한 변형을 방지한다. 또한 벽체와의 간격을 조절하여 방수 및 단열 처리를 용이하게 한다.) 창틀을 세우다가 인부들끼리 싸움이 났고 인부들이 사라졌다. 그렇게 2~3일의 시간이 흐르고 다른 인부들이 와서 창틀을 고정한다. 창틀 밑에 버팀목이 없음을 시공사 사장에게 이야기했으나 돌아오는 말은 '다 이렇게 하는 거예요. 괜찮아요' 이때 창틀 하자로 시공을 말렸어야 했다. 이 결과로 창호는 1년 반 만에 창틀 프레임 이음새가 갈라져 엄지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로 벌어졌고 바람이 불면 창호가 흔들렸다. 결국 거주 중 창호를 뜯고 시스템 창호(레하우)로 설치 공사를 진행해야만 했다.
에피소드 3. (구배! 구배?)
1층 필로티, 2층 뒷마당, 옥상 시공 시 시공사 사장에게 딱 한 가지를 부탁했다. "사장님 구배를 심하다 싶을 정도로 잡아주세요. 이건 꼭 해주셔야 합니다." 알았다는 대답에 우리 부부는 설마 구배는 맞춰주겠지. 이번엔 제대로 감독, 시공하겠지. 하지만 결과는 아니었다. 1층 필로티 시공 시 시공사 사장은 레이저 레벨기로 챙겨 왔고 남편은 휴가를 내고 현장에 동행했다. 레이저 레벨기를 오랜만에 사용하는 것인지 아니면 처음 사용하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레벨기 조립 후 측정 중 레이저가 땅에 떨어졌고 고장이 났다. 결국 구배는 작업자의 감으로 진행되었다. 작업 완료 후 다행히 비가 내려 구배 정도를 확인한 결과, 구배가 맞지 않아 트렌치로 흐리지 않고 고이는 부분이 있음을 확인했다. 재 시공을 고민했지만 재 시공 시 처음 시공한 면과 붙지 않아 추후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될 수있다는 남편의 의견에 따라 현재 비가 많이 오거나 눈이 쌓이면 소일거리 삼아 남편이 움직이고있다. 1층과 2층 마당의 일들로 옥상 방수 시공시 구배는 정말 잘해주셔야 한다고 거듭 부탁을 드렸다. 결과적으로 옥상 한가운데 언덕이 생겼고 역시나 한쪽 구석으로 물이 고인다.
(구배 : 기울기나 경사를 의미한다. 구배는 건물의 표면에 작용하는 풍압이나 하중을 분산시켜 줄 수 있고, 눈이나 비 등의 강수를 쉽게 배수시킬 수 있다.)
집을 지으면서 하루하루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머리가 지끈거렸다. 과연 이런 일이 이 현장에서만 생기는 것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고, 먼저 경험한 선배들을 통해 어느 현장이든 크고 작은 문제들이 있고 마찰이 있다는 조언에 정말 많은 건축주들이 인고의 시간을 견디며 집을 완공하는 거였구나라는 존경스러움이 생겼다. 건축주는 도면을 미리 숙지하고 시공과정을 현장감독에게 물어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문제 발생 시 대처할 수 있고 완공 후 생길 수 있는 하자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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